양산 통도사 (유네스코 세계유산) [UNESCO World Heritage] Tongdosa Temple
양산 통도사, 유네스코 세계유산 [UNESCO World Heritage] Tongdosa Temple
646년 신라 선덕여왕 15년에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통도사는 법보사찰인 해인사, 승보사찰인
송광사와 더불어 우리나라 3보사찰 중의 하나인 불보종찰이다. 불교에서는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법, 그리고 그 불법에 따라 수행하는 스님을 일컬어 불교의 가장 중요한
보물, 즉 3보라 하는데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불보사찰이다. 부언하자면 부처님이 모셔져 있는 사찰이다.
통도사 창건주인 자장율사는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정골사리와 치아사리 3과와 금란가사를 봉안하여 금강계단을 세우고, 출가를 하고자 하는 이들은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계를 받도록했다. 그후
통도사는 불교 계율의 근본 도량이 되었고 신라의 승단을 체계화하는 중심 사찰이 되었다.
Tongdosa Temple's main building, National Treasure No. 290. |
통도사의 가람배치
통도사의 가람 배치는 부처님이 계신
금강계단에 도달하기 까지의 긴 수행의 길을 연상시킨다. 다른 절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가람배치다. 시냇물을 사이에 두고 차도와 인도 두 갈래로 나뉘었던 길은 다시 일주문으로 모이고 천왕문과 불이문으로 이어진다.
통도사 일주문을 들어서면 너무도 많은
전각들이 촘촘히 배치되어 있어 당혹스럽다. 그러나 무질서하게 동서로 길게 중구난방으로 놓인 듯한 불전들도
‘금강계단’을 꼭지점으로 하여 상로전, 중로전, 하로전으로 구분한 가람배치를 이해하면 일순 일목요연해진다.
Yougnsanjeon |
하로전은 일주문에서 불이문까지의 영역으로 영산전과 극락보전, 약사전, 만세루가 ㅁ자형 공간을 이룬다. 중심전각인 영산전은 동서로 길게 난 법당구조와 서쪽에 봉안된 부처님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이로한 구조는 부석사의 무량수전과 마곡사의 대광보전을 들 수 있다.
불이문을 들어서면 중로전의 중심전각인 대광명전(보물 1827호)과 관음전과 용화전이 나온다. 용화전 앞에 놓인 커다란 봉발탑이 눈길을 끈다. 보물 제 471호인 봉발탑은 제자에게 법을 전하는 증거로 계송을 지어주거나 가사나 발우를 전하는 불가의 전통에 따라 부처님의 옷과 그릇을 56억 7천만년 후에 오시는 용화전의 주불인 미륵불이 이어받을 것을 상징하는 탑이다. 문화해설사의 말에 따르면 이 봉발탑은 정확하게 금강계단과 일직선상에 놓여 있다고 한다. 역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통도사에만 있다.
[UNESCO World Heritage] Tongdosa Temple
상로전은 통도사의 핵심인 대웅전과 금강계단 영역으로 국보 제 290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전 옆 응진전과 창건설화가 전해지는 구룡지, 삼성각, 신령각, 설법전 등이 이 영역에 배치되어 있다. 정면 3칸, 측면 5칸으로 된 대웅전 건물에는 각기 다른 편액이 걸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J자형 지붕을 한 대웅전에는 정면인 남쪽에 금강계단, 동쪽에 대웅전, 서쪽에 대방광전, 잘 보이지 않는 북쪽에 적멸보 궁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이중 금강계단과 대적광전 현판은 흥선대원군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통도사 대웅전은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기에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화려한 불단만 조성되어 있다. 불단 뒤편으로 부처님의 정골사리를 봉안한 금강계단이 잘 보이도록 커다란 창문이 나 있다.
[UNESCO World Heritage] Tongdosa Temple
영산전 견본탑품도
영산전에 들어서면 벽을 빼꼭하게 장식하고
있는 벽화들에 사뭇 놀라게 된다. 어둠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팔상도와 각 포벽마다 그려져 있는 크고
작은 벽화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불화의 문외한이 봐도 예사롭지 않음을 금방 알 수 있다.
통도사가 우리나라 ‘불화의 보고’임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통도사는 대웅전, 영산전, 약사전, 용화전, 명부전 등에 조선시대인 18세기 초에서 20세기에 제작된 550여 점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특히 2011년 일괄적으로 보물로 지정된 영산전 벽화들은 무위사
아미타삼존벽화, 선운사 대웅보전 삼불벽화와 함께 우리나라 사찰 벽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벽화로 꼽힌다.
[UNESCO World Heritage] Tongdosa Temple |
통도사 영산전 부처님과 마주선 서쪽벽에 그려진 ‘견보탑품도’는 놓치면 후회한다. 법화경의 내용을 시각적으로 재현한 이 변상도는 우리나라에서 벽화나 탱화로 조성된 예가 없는, 유일하게 통도사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벽화이다. 나주 다보사 대웅전 외벽에도 견보탑품도가 조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조성된 시기나 작품성에서 많이 뒤떨어진다고 한다.
[UNESCO World Heritage] Tongdosa Temple |
어두운 영산전 한 켠 그것도 목을 한껏 뽑아야 볼 수 있는 견보탑품도는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파할 때 갑자기 칠보탑이 땅을 뚫고 솟아오르고, 부처님 설법에 감탄한 다보여래가 석가모니를 맞이하자 이를 본 사부대중과 청중들이 예경하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다.
11층탑의 옥개석은 황금빛 기왓장으로 덮여 있고, 보배구슬로 탑의 몸체를 장식하였다. 탑의 3층의 열려 있는 문 안에 현세의 석가여래와 과거세의 다보여래가 모셔져 있고, 탑 주변에는 석가의 신통력으로 연꽃과 구름들이 둥실둥실 떠 다니는 허공에 머물게 된4명의 보살과 4명의 성문들이 보인다. 이 작품은 희귀성이나 세세하고 화려한 표현력에 있어서나 사찰벽화의 백미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UNESCO World Heritage] Tongdosa Temple |
통도사 금강계단
계를 수여하는 의식이 행해지는 장소를
의미하는 계단(戒壇)은 석가모니 당시 누지보살이 비구들의
수계의식을 집행할 것을 청하자 기원정사의 동남쪽에 단을 세우게 된 데서 유래하였다. 통도사의 금강계단에서
행해지는 계의식은 부처님으로부터 직접 계를 받는다는 의미를 갖는 중요한 곳이다. 통도사의 근본이 되는
신성한 장소이자 통도사의 존재 이유가 되는 곳이다.
자장율사는 중국의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로부터
직접 전수받은 진신사리를 가져와 경주 황룡사와 태화사에 봉안하고 일부를 통도사 금강계단에 봉안하였다. 이
사리는 후에 분골하여 탑을 건립하여 사리신앙의 중심지가 되는데, 태백산 정암사, 팔공산 동화사, 오대산 월정사, 금강산
건봉사 등에 봉안된 사리는 통도사 진신사리의 분사리로 알려져 있다.
[UNESCO World Heritage] Tongdosa Temple |
통도사 금강계단에 봉안된 사리는 여러차례 개봉되기도 하고 왜적에 의해 수난을 당했다. 고려 우왕3년인 1377년에는 통도사 주지인 월송스님이 왜적의 찬탈을 피하기 위해 사리를 가지고 개경까지 피난을 가기도 했다. 또 조선시대 선조 36년인1603년에는 사명대사가 왜적의 침탈에 대비해 2개의 사리함에 넣어 금강산의 휴정대사에게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휴정은 영축산은 친히 문수보살이 정해준 장소이니 계를 지키지 않는 자에게 사리는 목적이 아닐터이니 엣날 계단터를 수리하고 사리를 봉안하라면서 사리를 돌려보내고 나머지는 함은 태백산 정암사에 봉안하게 했다고 한다.
사명대사는 금강계단을 수리하고 사리를 안치하였다. 이후 금강계단은 세 차례의 중수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several hundred year-old pine trees |
대웅전 뒤편에 위치한 금강계단을 참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참배 요일과 시간이 정해져 있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다. 까치발로 담장 너머 금강계단을 간신히 눈에 담았다. 부처님의 정골사리와 치아사리 3과가 봉안되어 있는 커다란 종모양의 사리탑이 보호난간에 둘러싸인 모습이다. 안내문에는 참배시에 신발을 벗게 되어 있다. 그만큼 귀하고 성스러운 장소인 것이다.
금강계단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통도사를 빠져 나오며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 일주문에서 불이문을 지나 대웅전까지 몇 억년을 걸어도 도달할 수 없는 길처럼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Tongdosa Temple's Bell |
Tongdosa Temple's Ilju Ga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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