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부석사 (유네스코 세계유산) [UNESCO World Heritage] Buseoksa Temple
영주 부석사 (유네스코 세계유산), [UNESCO World Heritage] Buseoksa
새하얀 돌배나무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신록의 계절, 부석사는 싱그러움과 생명력으로 진동한다. 노란 은행잎으로 뒤덮인 부석사 들머리길은 설명이 필요없는 '인생 가을길'이다.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겨울 부석사는 마치 득도한 노승의 백골처럼
처연하다. 계절마다 사무치토록 아름다운 절이 바로 부석사이다.
11월 말 끝자락, 부석사는 이미 겨울의 문턱을 넘고 있었다. 가로수는 말할 것도 없고,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도 모두 벌거숭이다.
"단풍도 다 떨어졌는데 200원은 깍아주세요."
"너무 늦게 오신 손님이 벌금 200원을 더 내셔야 할 것 같은데요."
관람료 1200원이라는 금액이 생소해서 매표소 직원분에게 농담을 건넸더니 직원분도 농담으로 받아 주신다. 단풍이 다 떨어져 나간 텅빈 들머리길은 철 지난 해변가를 연상시켰다. 쓸쓸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단풍 인파가 물러간 부석사는 이제야 한숨을 돌린 듯한 여유가 느껴졌다.
'태백산 부석사'라는 일주문 현판이 눈에 띈다.
영주 부석사는 당나라 유학길에서 돌아온 의상대사가 문무왕의 명을 받아 676년에 세운 화엄종찰이다. 의상은 화엄정토를 구현할 곳을 찾아 5년간이나 전국의 명산대천을 돌아다닌 끝에 봉황산에 부석사를 지었다. 봉황산은 백두에서 시작한 백두대간의 산줄기인 태백산의 서남쪽 줄기 소백산의 중턱이니, 부석사는 태백산, 소백산, 봉황산에 깃든 절이라 할 수 있다.
문화재의 보고
부석사의 아름다움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물 흐르듯이 앉힌 부석사 건축물에서도 찾을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돌로 쌓은 석단, 올라갈수록 조금씩 넓어져서 아래에서 보면 안정감이 느껴지도록 만든 계단들, 범종루와
안양루의 석축을 12도 돌려 앉힌 건축적인 배려와 안목은 수많은 건축가들을 울린다고 한다.
부석사는 완만하지 않은
경사진 땅을 고르고 석단을 세워 올려 지은 산지형 가람이다. 일주문에서 무량수전에 이르는 길은 마치
작은 순례길 같다. 천왕문을 통과해 법종루로 향한 계단을 오르면서 세속의 번뇌를 내려놓고 '안양문'에 들어서면 마침내 극락의 세계인 무량수전에 닿게 되는 것이다.
108개의 계단, 9개의 대석단 등 부석사 건축구조가 불법의 9품 만다라사상 등을
구현한 것이라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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